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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eering

2014년 7월 20일 지리산 비린내골 산행..2


좋은 자리에서 조사장님이 초밥을 만드십니다.



카메라 렌즈에 차가운 계곡물이 튀어 마치 소프트 필터를 끼운 것 처럼 뿌옇게 나옵니다.






작품 사진이 나올 것 같다며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사진을 찍은 후 맛있게 먹습니다.



요기도 했으니 이제 다시 힘을 내서 올라가 봅니다.



이끼 폭포가 아니라 이끼 계곡 입니다.



스틱 위에 카메라를 걸치고 장노출 사진 한 장 찍어 봅니다.

그러나 조금 흔들렸습니다.



많이 올라왔나 봅니다.


경사는 급해지고 수량은 줄어듭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는데 상당히 경사가 급하군요.

아래에서 여자 사람의 목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누군가 올라오나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계곡의 끝에 다다르면 거의 네발로 기어 올라가는 수준이라 사진이 없습니다.

작전 도로에 올라서 시원한 맥주 한잔 들이키는데

아까 그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올라옵니다.

10명 정도 오셨는데 처음에 우리를 보고 직원이 아닌가 흠칫 놀랍니다.




작전 도로에 들어서서 왼쪽으로 가야 되는데 오른쪽으로 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나중에 보니 소금쟁이능선을 통해 내려가는 길로 들어섰더군요.

작전 도로 중간에 산사태가 제법 크게 나 있습니다.

이 큰 돌들은 아마 다시 산사태가 나지 않는 이상 계속 길을 막아놓고 있겠군요.


이 때가 오전 10시 입니다.



빨간색점이 우리가 이동한 경로이고, 

파란색점이 원래 정상적인 경로입니다.

지도상 왼쪽 큰 구조물이 벽소령 대피소 입니다.

형광색이 등산로이고 약간 위에 움푹 파여 있는 듯하게 보이는 것이

능선 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알바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냥 작전도로 따라서 가면 길이 나오는데 말이죠.

주능선 등산로에 들어설 땐 5미터 정도의 절벽을 기어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흥윤이 행님은 미끄러져 떨어질 뻔 하고,

저도 어린 새의 둥지 근처를 지나는지 아직 날지도 못하는 새끼를 피하느라 균형을 잃으면서 식겁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시간을 지체한걸 빼면 비린내골 초입에서 능선에 들어서는데 까지 네 시간이 안 걸릴것 같습니다.



주능선 등산로에 들어서니 야생화가 지천입니다만 아직 절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박무에 가려 시야는 아주 안좋습니다.

사진은 원추리 입니다.



벽소령 까지 거친 길을 따라갑니다.

등산로가 질퍽한걸 보니 비가 제법 왔나봅니다.










이름도 이쁜...비비추







까치수영






길에서 5천원을 주웠습니다.

산에서 줏은 돈,,산에서 쓰고 내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2천 5백원을 보태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습니다.

정말 가슴까지 시원합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이 11시 08분 이니

능선에 들어서서 벽소령까지 한 시간 걸렸습니다.




벽소령에서 김밥 두 줄을 세 명이서 나눠먹고 연하천으로 출발합니다.



얼마 전에 곰이 나타나서 9시 뉴스를 장식했던 바로 그곳 입니다.

일요일인데 사람이 별로 없군요.

젊은 처자 둘이서 장터목까지 간다던데...서둘러 가야겠군요.




참나리.



산수국.






이 쯤 부터는 덥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저 혼자 점점 뒤로 쳐지기 시작합니다.


물도 없는데

다행히 삼각고지 지나서 작은 냇물이 흐르길래

새로 산 정수 물통을 가지고 정수해서 먹습니다.

머리가 띵한게 아무래도 더위를 먹은 것 같습니다.



오후 2시에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대피소에 보면 물 나오는 곳이 있는데

거기 뒤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습니다만...

저는 입맛이 없어서 몇 점 먹지도 못했습니다.




오늘 찍은 유일한 제 사진입니다.

더위를 먹은 모습이 역력합니다.


여기서 다시 삼각고지로 와서 연하천 삼거리를 거쳐 임도를 따라 음정 마을까지 내려옵니다.

등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신발이 젖는 바람에 발이 불어 터졌습니다.

파이브텐 릿지화는 앞축과 가장 가까운 신발끈 구멍으로 물이 잘 들어가서 

계곡 산행시 안 좋습니다.

계곡 산행 때 신으려고 릿지화를 샀는데 못 신을 것 같습니다.


작년 국골 좌골 산행 때 처음 신었는데 바위에 쫙쫙 달라붙어서 좋았지만

이내 물이 들어가는 바람에 역시 발이 불어 터져 나중에는 따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


음정 마을 삼거리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맥주를 사고,,

인심좋은 주인장께서 휴양림에 주차해 놓은 곳에 조사장님을 태워 주셨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산을 내려옵니다.


중간에 길가에 있는 음식점에 들러 정말 맛없는 매운탕을 4만 5천원 이라는 비싼 돈을 주고 먹습니다.

대신 그 집에서 세명 모두 샤워를 합니다.

저는 집에 갈 때 까지 더위 먹은 걸 소화를 못 시키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