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초능력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들

피.작.두™/血 2010. 12. 1. 22:13

두뇌 뉴런들 사이에서 신호 전달 과정과 관련 가능2010년 11월 30일(화)

강동원과 고수 주연의 영화 ‘초능력자’가 비수기 극장가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초능력자는 사람들을 인형처럼 조종하는 초능력자와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그린 영화다. 순제작비 29억원으로 몇 백 억원이 투자된 영화들을 비집고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초능력이라는 신선한 소재의 영향이 크다.

▲ 영화 ‘초능력자’의 한 장면 

멜 깁슨과 헬렌 헌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왓 위민 원트’를 보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같은 텔레파시와 투시력, 예지력 같은 초능력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만약 인간에게 실제로 초능력이 있고 그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밝혀진다면 이는 과학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때문에 지난 100여 년 동안 수많은 연구자들이 초능력의 존재를 입증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직 분명한 과학적 증명이 제시되지 못한 채 논쟁만 되풀이 되고 있다. 

텔레파시는 하나의 정보 전달 유형

초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텔레파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초자연적인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래 갖고 있는 향상된 지각을 기초로 한다”고 말한다. 

텔레파시를 비롯한 초능력은 과연 존재할까? 그동안 몇몇의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밝히곤 했다. 음극선 연구로 유명한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크룩스(Sir William Crookes)는 사람들이 초능력을 믿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혈청주사 후에 일어나는 쇼크증상인 아나필락시(anaphylaxis) 연구로 1913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리셰(Charles Robert Richet)도 투시력 등의 초능력을 시험해 본 결과를 책으로 발간하는 등 초능력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초심리학자들은 만일 텔레파시가 가능하다면 그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우리 두뇌에 있는 뉴런들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과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두뇌에서 발생하는 수없이 많은 뉴런의 연결 가운데서 의미 있는 연결을 선별해 그대로 이미지화 한다는 것. 

▲ 뇌에는 천 억개의 신경 세포가 있다. 
뇌는 몸무게의 2퍼센트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뇌가 사용하는 산소의 양은 전체 사용량의 20퍼센트이다. 뇌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20퍼센트를 소모하고 전체 피의 15퍼센트를 사용한다. 뇌는 1천억개 신경 세포와 1천조개의 신경세포 접합부를 가지고 있어서 뇌 속의 상호 연결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 

또한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뇌세포는 죽어갈 뿐 새로 생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과학계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성인의 뇌에서도 새로운 뇌세포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미 어바인대 연구진은 2004년 성인의 뇌에서 어떻게 새로운 뇌세포인 뉴런이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뇌 영역에서 성장해 제 기능을 하게 되는지 처음으로 밝혀냈다. 

우리의 두뇌는 약 1천억 개의 뉴런으로 이뤄진 고도로 섬세한 네트워크다. 모든 뉴런은 또 다시 각각 수 천 개의 뉴런들과 연결돼 있는데 각 뉴런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할 수 있다. 각 뉴런들의 이러한 활발한 활동에 따라서 우리는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며 의사를 결정하고 그렇게 결정된 생각들은 복잡한 몇 겹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된다. 

실제 뉴런들은 축색돌기에 의해 각각 연결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축색돌기가 접촉하지는 않으며 시냅스 간격이라 불리는 것을 통해 뉴런 체계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된다. 이때 신호 자극은 120밀리볼트의 전압을 띤다. 어느 순간에는 두뇌에서 발생하는 자극이 약 수 조 개에 이른다. 

심신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뇌파 

뇌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자극들을 뇌파 측정 장치인 EEG를 이용해서 확인하면 사람의 두뇌에서 네 가지 뇌파 유형을 볼 수 있다. 이 네 가지 뇌파 형태는 모두 다른 두뇌 상태를 가리킨다. 

우리가 휴식하거나 편안히 있을 때 두뇌는 8Hz에서 14Hz 사이에서 검출되는 알파 파를 발산한다. 그러나 집중해서 일을 하거나 분주하게 움직일 때에는 베타 파가 생성된다. 이 베타 파는 13Hz와 30Hz 사이에서 발생한다. 그러다 우리가 잠이 들면 1Hz에서 4Hz 사이에서 진동하는 델타 파가 생성된다. 마지막으로 세타 파는 두뇌가 깊은 수면에 빠졌거나 아무런 생각이 없는 무아지경 상태일 때 발생하는데 이것은 4Hz에서 7Hz 사이에서 진동한다. 

이러한 뇌파 연구는 이미 의학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정신불안 또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학습에 뇌파를 적용시켜 좀 더 효율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규칙적인 뇌파 패턴이 불규칙적으로 변화된 간질 환자의 치료에 유용하다. 뇌파 테스트 실험에서 텔레파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두뇌 상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때이다. 

텔레파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들

▲ 제너 카드 
초심리학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이뤄진 실험은 제너 카드(Zener cards)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제너 카드는 사각형, 원, 별 모양, 덧셈 기호, 세 줄의 파형이 그려진 5장으로 구성된다. 이 카드는 현대 초심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라인(J. Rhine)이 실험에 사용함으로써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실험은 피실험자가 카드를 한 장 들어 그 위에 새겨진 그림에 대한 정보를 다른 피실험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서로가 카드의 그림을 맞춰 실험이 성공할 확률은 계산상으로는 20퍼센트이다. 이 실험은 일반적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한 번 맞출 때마다 보상으로 100달러를 줬더니 피실험자가 연속해서 25장의 카드를 맞추게 됐다. 이는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하는 등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낳았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실험은 피실험자의 다른 모든 감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텔레파시만으로 의사를 전달케 하는 빈통(Ganzfeld) 실험이다. 거의 모든 감각을 박탈하고 나서 약 15분 정도 있으면 피실험자는 잠 끝에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최면상태 같은 이미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텔레파시를 과학적으로 증명키 위한 여러 실험에는 커다란 허점이 있다. 일례로 시험관 내 물질이나 동식물의 경우는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실험 대상이 인간인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피실험자가 자신의 의도에 맞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험자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실험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이러한 통제의 허점으로 연구의 대부분이 무시된다. 

과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엄마의 힘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믿지 못할만한 이야기들을 직접 뉴스를 통해 전해 듣곤 한다. 비행기 사고로 모든 승객이 사망했지만 엄마가 죽는 순간까지 불가사의한 힘으로 아이를 품에 꼭 껴안아 아이 혼자 살아남은 이야기며, 차 밑에 깔린 아이를 빼려고 차를 들어 결국 아이를 구해낸 엄마의 이야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평소라면 불가능했을 이러한 일들을 여성은 모성애라는 뜨거운 감정과 함께 놀라운 힘으로 기적을 만들곤 한다. 인간은 그만큼 극한에 몰리면 한계를 뛰어넘어 과학적 설명이 불가능한 힘을 내는 것이다. 

사실 성인남성의 경우 넓적다리는 무려 1톤의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뇌는 근육이 원래 갖고 있는 힘의 10퍼센트도 채 사용하지 못하도록 컨트롤 한다. 넓적다리근육이 원래의 힘을 모두 쓰면 근육 자체가 파열되기 때문이다.

한 개의 신경은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인 근섬유 몇 가닥에서 수천 가닥까지를 움직이게 하는데, 이들을 콘트롤하기 위해 신경은 활동과 비활동을 반복한다. 만약 어떤 신경이 활동을 하면 그 신경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근육섬유만 수축하게 된다. 

이는 만약 웨이트 트레이닝 중이라면 그 부위에 맞는 특정 신경만 활동을 할뿐 뇌 속의 모든 신경세포가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결국 모든 근섬유는 활동하지 않는 상태이고 갑자기 특별한 순간이 찾아와 활동하지 않았던 남은 힘이 발휘되면 생각지 않았던 굉장한 힘이 나오는 것이다.

이지연 기자 | ljypop@kofac.or.kr

저작권자 2010.11.30 ⓒ ScienceTimes